(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에서 성폭력과 성범죄에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에 항의하는 월례 집회가 전국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12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전날 '플라워 데모'(꽃 시위)로 명명된 집회가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후쿠오카(福岡) 등 총 9개 도시에서 열렸다.
지난 4월 도쿄역 앞에서 시작된 이 집회는 지난달에는 3개 도시에서 열렸다.
아사히는 첫 항의 집회를 열자고 호소했던 작가 기타하라 미노리 씨를 인용해 지난 11일에는 삿포로(札晃), 센다이(仙台), 나고야(名古屋) 등 총 9개 도시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집회는 만취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올해 3월 후쿠오카 지방법원 구루메지원에서 무죄판결을 받는 등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구제를 받는 데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이후 매월 11일 항의 집회가 예고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개최 도시가 늘고 있는 것이다.
도쿄역 앞에서 지난 11일 밤 열린 플라워 데모에는 꽃무늬 옷을 입거나 꽃을 든 남녀 등 300여명이 모였다.
마이크를 쥔 한 여성은 데이트 성폭력 피해를 고백하고 "정부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가해자에 대한 갱생 프로그램 등에 힘쓰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여성은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들 몫까지 지원해 가자"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집회 참가자들이 각지에서 "성폭력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선 여성에게 하이힐이나 펌프스(끈이나 고리가 없는 뒷굽이 높은 구두) 등 불편한 신발 신기를 '매너'로 강요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서명운동을 주도한 작가 이시카와 유미(石川優實) 씨 등은 지난 11일 국회 내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시카와 씨 등은 최근 후생노동성에 1만8천856명의 서명을 제출하기도 했다.
집회에선 "이상한 사회통념은 바꿔나가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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