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교대제 이미 정착·요금 인상 예고…'찻잔 속 태풍'에 그칠 듯
버스업계 "이참에 만성적자 해소할 준공영제 도입 서두르자"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버스업계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충북지역에 미칠 영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는 이미 1일 2교대 근무제가 정착됐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나머지 시·군은 노선 조정과 소폭의 인력 충원만으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버스업계의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준공영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시내버스 10개, 농어촌버스 7개, 시외버스 5개 등 총 22개의 버스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 상시 고용인원이 300명을 넘어 다음 달 1일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업체는 청주시 시내버스 업체인 우진교통(326명)이 유일하다.
우진교통은 한 달 근로일수를 하루 줄이고, 운전기사를 15명 더 채용하는 선에서 준비를 마쳤다.
우진교통을 포함한 청주지역 6개 시내버스 회사는 정부 시범사업에 따라 이미 1992년부터 1일 2교대제를 시행하고 있어 주 52시간제의 충격파가 크지 않다.
50∼299인 사업장에 해당해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는 나머지 5개 업체 역시 모두 합쳐 현 인원 대비 46명만 더 채용하면 적정인원을 채운다.
청주시를 제외한 도내 10개 시·군의 시내·농어촌버스와 시외버스 업체도 주 52시간제 도입에 큰 어려움 없이 대응하고 있다.
50인 미만의 보은·영동·단양 지역 3개 농어촌버스 업체를 뺀 나머지는 50∼299인 사업장으로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한다.
대부분 1일 2교대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노선 조정과 많지 않은 충원으로 대비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청주시에 이어 도내에서 두 번째로 큰 충주 지역 시내버스의 경우 교통 수요를 고려한 낮 시간대의 운행횟수 조정으로 근무시간 단축에 대비했고, 필요한 추가채용(10명) 역시 완료한 상태다.
인력 충원에 따른 업계의 재정 부담도 버스요금 인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2014년 1월 이후 5년 넘게 1천300원(현금 기준)에 머물러 있는 시내·농어촌버스 요금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운송원가 검증용역 결과를 토대로 도정조정위원회, 물가대책분과위원회, 경제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대략 200원가량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요금은 오는 8월 중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일부 청주시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을 당시 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충원이 크게 문제 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다만 청주시 시내버스 업계는 이번 노동환경 변화를 계기로 준공영제 도입을 앞당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준공영제는 지자체가 노선관리권을 갖는 대신 버스회사 적자를 메워주는 제도다.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승객이 급감해 수익 노선에 집중하게 되면서, 결국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버스의 공공성도 크게 약화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업계의 만성적인 적자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준공영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요금 인상을 앞둔 지금이 준공영제 도입의 호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주시가 올해 요금 단일화·무료 환승 손실보전금, 유가보조금 등으로 버스업계에 지급할 재정지원금 규모는 32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예정대로 요금 인상이 이뤄지면 버스업계 전체 적자 규모가 100억원가량 줄어 청주시가 지원할 재정지원금 규모도 250억원으로 줄어든다.
준공영제 운용에 필요한 예산이 이 재정지원금 규모와 비슷하다고 봤을 때, 지급액이 줄어드는 지금이 예산을 아낄 수 있는 적기라는 분석이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준공영제 도입으로 버스의 공공성이 강화되면 대중교통 이용인구가 늘고, 버스업계는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지며, 노동자는 노동환경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연쇄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은 한범덕 시장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며 "대중교통 활성화 추진협의회를 통해 준공영제 도입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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