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합당한 처벌 내려 헛된 죽음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지난해 12월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 펜션사고와 관련해 가스보일러 시공업자와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원에게 각각 징역 3년이 구형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단독(이여진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오후 열린 펜션사고 7차 공판에서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최모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또 펜션 시공업자 이모씨에게는 징역 2년을, 보일러 설치 공사를 한 안모씨에게는 징역 2년 6월을 각각 요청했다.
이와 함께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원 김모씨에게는 징역 3년을, 가스공급업체 대표 박모씨에게는 징역 2년 6월을 구형했다.
펜션 운영을 해온 김모씨에게는 금고 3년을, 김씨의 아버지인 또 다른 펜션 운영자에게는 금고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4월 건축주인 최모씨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을, 직전의 펜션 소유주인 이모씨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보일러 시공, 검사, 점검, 사용 단계에 관여했던 피고인들이 요구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발생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다', '조처를 했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는 등 책임을 회피해 엄중한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펜션사고 피해자의 부모가 참석해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자식을 잃은 아버지 K씨는 피해자 진술을 통해 "이번 사건에 관련된 다수가 억울하다는 마음이 갖고 있을 것이지만 당신들 하나하나의 잘못이 모여 우리 아이들을 너무 아프게 했고,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안겨줬다"며 "절대 가볍지 않은 처벌을 선고해 아이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아들을 보낸 어머니 K씨도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만 아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 가슴 어떤 구석에도 묻을 곳이 없다"며 "합당한 처벌이 내려짐으로써 다시는 그러한 헛된 죽음이 일어나지 못하게 기억되어야 한다"고 흐느꼈다.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다음 달 중순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능을 마친 서울 대성고 3학년생 10명은 지난해 12월 17일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 투숙, 이튿날인 18일 오후 1시 12분께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3명이 숨지고 7명이 치명상을 입었다.
이후 강릉과 원주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학생 7명은 퇴원했지만, 주거지인 서울로 돌아가 다시 입원하거나 장기 재활치료를 받는 등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중 한명은 지난 2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재입원해 1개월 넘게 치료를 받았다.
대학에 입학한 학생도 상당수는 재활치료를 위해 휴학계를 내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은 2명으로 알려졌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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