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잠적 후 껄끄러워진 北-이탈리아 관계 회복 계기되나
남북한 선수단, 스포츠 통해 화합하는 모습 보일지도 '눈길'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전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가 내달 3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북한도 이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9 나폴리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최근 마감한 선수단 등록 결과 북한이 선수와 임원을 포함해 약 30명을 대회에 파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최종 참가 여부는 이달 말 선수촌에 입실하는 시기가 돼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북한은 일단은 대회에 오겠다고 통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나폴리 유니버시아드 참가가 확정되면 북한은 올림픽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유니버시아드에 지난 2017년 타이베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참가하게 된다.
북한은 타이베이 대회에서는 역도, 다이빙 등 4종목에서 선수단을 파견해 금메달 1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7위에 오른 바 있다.
북한의 이번 유니버시아드 참가는 작년 11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 부부의 잠적과 그의 10대 딸의 북한 귀환 등으로 북한과 이탈리아의 관계가 다소 껄끄러운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의 대회 참가 결정에는 스포츠를 매개로 주최국인 이탈리아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회복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현지 외교가의 분석이다.
또한, 북한이 더 이상 고립과 은둔의 나라가 아닌 국제 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임을 드러내려는 뜻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남북 체육 교류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대회 기간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어울리며 남북이 스포츠를 통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올해로 30회째를 맞은 나폴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는 127개국에서 약 9천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주최국인 이탈리아가 437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단을 파견하고, 미국, 러시아는 각각 371명, 357명의 선수단을 보낸다. 한국에서도 약 250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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