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위해서는 한미동맹 맹목화 말고 실리 따져야"

입력 2019-06-13 17:42   수정 2019-06-13 18:06

"한반도 평화 위해서는 한미동맹 맹목화 말고 실리 따져야"
6·15회담 19주년 학술회의서 전문가 제언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에서 더욱 '실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13일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발제자로 참석해 "한미동맹은 세속적이고 실용적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억지체제가 없었다면 우리의 평화는 사상누각이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전 보수정권의 '한미 전략동맹'에 대해 "실제로는 원래 대북 억지동맹이었던 방어동맹을 공격적 동맹으로 만들었다"고 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로 인해 한미동맹이 "국제적으로는 대중 공세동맹이 됐고, 한반도 안에서 보면 북한의 안보 딜레마를 자극해 한반도를 반(反)평화적으로 이끄는 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군사력을 증강하는 행위가 다시 북한에 위협으로 인식돼 결국 한반도 전반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딜레마'를 낳고 있다며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장애로 작동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북한이 느낄 '안보 공포'를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6·15 정상회담 19주년의 의미와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 때가 한국 외교에서 가장 빛나는 때였다"고 평가하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국익이 동맹에 앞서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국·일본 등 주변국과의 '실리 외교'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미중 전략경쟁 격화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은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심각하게 미중 선택의 압박을 받을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한일관계와 관련, "역사갈등에 매몰된 한일관계에서 벗어나 대국적인 외교전략의 관점에서 개별사안을 조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토론자로 나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미국이라는 둑 사이에 흐르는 도랑 속에 든 소'라고 말했다"며 "우리 외교도 이쪽 풀도 뜯어먹고 저쪽 풀도 뜯어먹으며 살도 찌우고 새끼도 낳는 소처럼 가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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