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표준모델 제시하자 제주조각가협회 반발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도가 제주를 대표하는 해녀상 표준모델을 만들어 제시했다가 창작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예술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제주조각가협회는 1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의 해녀상 표준모델 개발은 해녀상의 상징성을 훼손하고 다양한 창작을 제한할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조각가협회는 "제주 곳곳에 양산돼 설치된 비정상적인 인체표현과 기형적인 비례의 해녀상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주해녀상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나 그 의도와는 다르게 해녀의 모습이 획일화돼가고 해녀를 연구하는 작가의 창작범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도가 제시한 표준모델 해녀상이 형태적인 면에서 태왁·망사리(채집 도구)의 실제 크기를 무시해 전체적인 비례가 불균형하고 손과 발이 부자연스러워 조형적 표현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는 해명자료를 내 "그동안 도내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모습의 해녀상으로 제주해녀들의 가치나 고유성 훼손 우려가 제기돼 지난 3월부터 조각가, 서양미술사, 전문가, 현직 해녀 등의 자문회의를 거치고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표준모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설치물의 경우 표준모델을 참고할 수 있도록 권고만 하고 있지 표준모델 형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도는 최근 30∼40대의 진취적 얼굴 모습과 전통 물소중이(해녀복), 테왁 망사리(채집 도구), 쉐눈(물안경)의 형태 등 전통 해녀의 원형을 한 제주해녀 표준모델을 내놨다.
도는 표준모델을 적용한 해녀상을 과거 제주해녀들이 물질을 갔던 부산 영도와 지난해 해녀공연단이 공연한 독일 로렐라이에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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