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현우(20·디나모 자그레브)는 폴란드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앞두고도 동료 생각을 먼저 한다. 연이은 격전에 지칠 대로 지쳤지만 한 경기도 못 뛰어 마음이 힘들 동료가 있어서다.
한국 대표팀은 16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우크라이나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대표팀이 우크라이나를 꺾으면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남자대회 챔피언이 된다.
우크라이나전을 앞두고 15일 우치의 대회 공식 훈련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한 김현우는 결승전을 치르는 것이 꿈만 같다고 했다.
그는 "오세훈(아산)이랑 같은 방을 쓰는 데 맨날 꿈이 아니냐고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긴장될지는) 경기 당일이 돼봐야 알 것 같다"면서 "축제 아닌가. 즐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전 센터백인 김현우는 이번 대회 4강전까지 6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5경기를 풀타임 뛰었다.
연장까지 120분에 승부차기까지 치른 세네갈과의 8강전을 포함해 무려 569분을 소화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헤딩 결승골로 우리 대표팀의 이번 대회 첫 골을 기록하며 1-0 승리를 이끄는 등 매 경기 맹활약해왔다.
김현우는 체력이 어떠냐는 물음에 "사실 힘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피곤함보다 동료를 먼저 떠올렸다.
"그런데 1분도 못 뛴 선수들이 있지 않나. 그 선수들은 마음이 힘들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힘든 것보다 몸이 힘든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을 봐서라도 힘들다는 티를 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인 것 같다."
현재 대표팀에서는 수비수 이규혁(제주)과 골키퍼 최민수(함부르크), 박지민(수원)이 이번 대회에서 아직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현우는 또한 이번 대회 전까지 대표팀에서 같이 훈련도 했지만,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해 한국축구의 새 역사를 쓰는 현장을 함께 하지 못한 동료들 생각도 했다.
그는 "우리 팀은 이때까지 거쳐왔던 선수, 코치진들이 다 만들어놓은 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선수들 몫까지 다 뛰어야 한다"면서 결승전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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