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 등 정책효과 추정…20대에선 눈높이 낮춘 취업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실업자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1년 이상 직장을 구하지 못한 장기실업자 수가 약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 배경으로는 정부 일자리 사업의 효과와 눈높이를 낮춘 20대 취업의 영향 등이 거론된다.
16일 통계청의 구직기간별 실업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12개월 이상 실업자는 1년 전보다 1만4천명 줄어든 4천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 폭은 2003년 9월(1만6천명) 이후 15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12개월 이상 실업자 수도 2016년 2월 4천명으로 집계된 이래 3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6개월 이상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2만6천명 감소한 10만9천명이었다. 2016년 5월(10만3천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었다.
반면 3개월 미만 단기실업자 수는 62만8천명으로, 1년 새 9만2천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실업자 규모(114만5천명)가 같은 기준으로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래 5월 중에서는 최대치를 보인 가운데 구직기간별로 장·단기실업자가 상이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장기실업자 수 감소는 실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공공일자리 확대 영향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5월 말까지 전북 군산과 전남 목포·영암·해남, 울산 동구, 경남 창원·진해·통영·거제·고성 등 고용·산업 위기 지역에서 일자리 9천900여개 창출을 목표로 희망근로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공장 폐쇄와 업황 부진 등으로 발생한 장기실직자가 한시적으로나마 일자리를 얻은 것이다.
또 대학 졸업 전후로 구직활동을 해 장기실업자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20대가 경기 둔화와 구직난 속에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를 찾았을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1년 이상 장기실업자 가운데서도 20대의 숫자가 크게 줄었고 60대 이상은 미미한 변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20대 고용률은 지난달 58.1%로, 7개월 만에 다시 58%대로 올라섰다.
5월이 대기업 합격 발표가 몰린 시기가 아닌 데다가 지난달 음식점업에 유입된 20대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 구직자가 비선호 일자리에 취업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단기실업자 증가는 실업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커지면서 스스로 실업 상태라고 응답하는 경우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준영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실장은 "경기적인 요인으로 실업자가 늘어난 부분도 있겠지만 사회안전망 강화도 한 원인일 수 있다"며 "구직수당이나 공공일자리 사업 기회 측면에서 실업자라고 응답하는 것이 유리해졌기 때문에 실업자라고 새로이 응답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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