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월드컵·강남·석촌호수 등 곳곳서 U-20 월드컵 결승전 응원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오늘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한국팀에 응원을 보낼 겁니다!"
주말 새벽 서울은 '리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붉은 물결과 '대∼한민국!' 함성으로 들썩였다.
16일 오전 1시(한국시각)부터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시내 곳곳에서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단체 응원전이 시작됐다. 붉은 옷을 입은 시민들의 입장 대기 줄은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졌다.
경기가 새벽 시간에 진행되고 전날 저녁에 내린 소나기로 날씨도 쌀쌀했지만, 관중석을 반 이상 채운 시민들이 내뿜는 열기로 경기장은 일찌감치 달아올랐다.
시민들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응원용 풍선을 흔들거나 붉은색 수건을 접었다 펼치며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붉은색 빛이 깜빡거리는 머리띠와 나팔 등 각양각색 응원 도구들도 활기를 더했다.
경기장에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자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환호, 나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상암동에 사는 직장인 박종식(46) 씨는 "온 가족이 함께 응원하러 왔다. 마침 주말이라 밤샘 응원에 부담도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강서구 화곡동에서 온 회사원 이정인(22) 씨는 "경기에 지더라도 선수들이 열심히만 해 주면 더 바랄 게 없다"며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애틋하다. 반드시 경기 끝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경기 시작 1시간여 전부터 응원 연습이 시작되자 열기가 한층 더해졌다. 시민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사회자의 구령을 따라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자가 "우리가 누구?"라고 외치면 관중들은 "국가대표!"라고 응답했다.
자치구별로 마련된 응원 행사장도 가족·연인·회사 동료 등과 함께 경기를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초구 강남역 9·10번 출구 사이 '바람의 언덕'에서 열린 단체 응원전에는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전날 저녁 10시께부터 준비된 방석 1천개가 모두 동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붉은 옷을 맞춰 입고 응원석 맨 앞줄에 자리 잡은 김남주(21) 씨는 "좋은 자리를 잡느라 8시 전부터 도착해 있었다"며 "결승에 올라가는 게 흔치 않은 일인 만큼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응원 데이트를 나왔다는 박건석(65) 씨는 "젊은이들이 축구를 잘 해서 놀랐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 응원하는 자리에 오니 옛 월드컵 생각도 나고 추억에 젖어 든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청량리역 광장과 송파구 석촌호수, 구로구 신도림 오페라하우스에서도 인근 주민들이 모여 응원 열기를 보탰다.
중랑구 면목역 광장, 중구 충무아트센터 야외 광장, 강동구청 앞 잔디광장에서도 자치구에서 준비한 단체 관람 행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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