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항 인근서 어민이 발견해 신고…'해상감시 허점' 논란도
관계기관 합동신문조, 이틀째 표류 경위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어선 1척과 어민 4명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조사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16일 정부 관계기관에 따르면, 이 북한어선은 전날 오전 6시 50분께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남한 어선에 발견됐다.
이 어선은 어업 중 기관고장으로 동해 NLL 이남까지 표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경과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는 삼척항을 통해 예인된 이 북한어선과 어민들을 대상으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관계 당국은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해당 어선은 작은 목선으로 삼척항에서 상당히 가까운 지점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북한어선 1척(6명 탑승)이 기관고장으로 동해 해상에서 표류하다가 해군 함선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선박의 선원들이 북측으로 귀환 의사를 밝혔고, 북측에서 통신망으로 해당 선박을 구조해 예인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며 "'9·19 군사합의' 정신과 인도적 차원에서 해군 함정으로 NLL까지 예인해 오후 7시 8분 북측에 인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군은 그 과정에서 지난해 7월 10년 만에 복원된 남북 함정 간 해상 '핫라인'인 국제상선공통망으로 북측과 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북 간 해상 '핫라인' 교신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으로부터 별도의 구조지원 요청이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어선이 삼척 앞바다까지 떠내려오는 동안 군·경이 이를 포착하지 못한 것은 결국 해상감시체계에 '허점'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해 북방한계선에서 삼척 앞바다까지는 직선거리로 대략 150여㎞에 달한다.
현지의 한 주민은 "삼척항까지 떠내려올 정로라면 해군과 해경뿐만 아니라 육군의 해안감시망을 통해서도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식별하지 못했다면 군경의 해안감시체계에 큰 허점이 뚫린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관련 사안을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의 감시체계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북한 어선의 표류 경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를 추가로 확인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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