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개혁 완수' 최대과제…대규모 인적쇄신 불가피

입력 2019-06-17 11:00   수정 2019-06-17 11:06

윤석열 '검찰개혁 완수' 최대과제…대규모 인적쇄신 불가피
'인권 검찰' 문무일 기조 유지할 듯…수사권조정은 내부단속 주력 전망
검사장급 고위직 역대급 물갈이 예고…조직관리능력 첫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17일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당면한 최대과제는 검찰개혁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아온 만큼 검·경 수사권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의 핵심인 수사구조 개편작업이 차기 검찰총장 임기 내에 완성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경찰 등에 넘겨줘야 하는 현실을 두고 내부적으로 불만과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의 법안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조직 구성원들을 다독이는 게 윤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다.
윤 후보자가 정부 수사권조정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일각에서는 그가 대검 중수부 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특별수사 베테랑이어서 수사권을 경찰 등에 일부 넘기는 조정안을 적극 지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입법권자의 입장에선 '개혁대상'에 불과한 검찰이 이미 국회에 넘어간 수사권조정 논의를 근본적으로 뒤집기는 어렵고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의지가 강력한 만큼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적절히 수렴하면서 내부단속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개혁의 또 다른 축인 내부 제도개선 작업도 차기 총장 임기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특별수사 총량을 축소하고 검찰수사심의위원회·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검사의 결정에 외부 의견을 반영하도록 했다. 인권감독관 제도를 활성화해 검찰을 인권 보호기관으로 탈바꿈하려 애썼다.
효율보다 인권을 우선 고려하는 수사 패러다임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 데다 수사권조정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윤 후보자도 문 총장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 '특수통' 대표주자인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 척결 작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2년6개월여 동안 거의 모든 적폐청산 수사에 관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국정·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정부가 수사를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해서도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검찰 안팎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어서 대대적 사정 국면을 펼치기보다는 과거 특수통 출신 검찰총장들처럼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수술' 방식의 절제된 수사를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안팎에서는 취임 직후 이뤄질 후속 인사를 윤 후보자의 조직관리 능력을 가늠해볼 첫 시험대로 예상한다.
문 총장의 사법연수원 다섯 기수 후배인 윤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검찰 관행대로라면 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 30여 명이 옷을 벗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연수원 동기와 선배 일부가 검찰에 남아 조직 안정에 힘을 보태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동기가 전부 남더라도 현직 검사장 가운데 절반 정도인 20여 명이 교체되는 역대급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의 고질적 병폐라고 지적되는 기수문화 파괴도 윤 지검장 발탁에 배경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냐"며 "동기나 선배들이 얼마나 나갈지는 결국 인사권자의 의중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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