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과병원 등 연구진 "녹내장 수술 후 섬유화 효과적 억제 가능성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와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팀은 녹내장 수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수술 부위 섬유화'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고 17일 밝혔다.
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점점 약해지는 질환으로,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녹내장이 발생하고 악화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높은 안압이다. 대부분 안약만으로도 안압이 잘 조절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녹내장 수술은 눈 속에 있는 방수라는 물이 결막 아래 공간으로 지나가게 길을 만들어 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섬유화에 의해 만들어둔 물길이 다시 막히는 게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섬유화를 막기 위해 다양한 약물이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 가능성이 한계로 지목된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포가 증식하고 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RNA'(miRNA)에 주목했다. 사람 눈의 섬유화 과정에도 마이크로RNA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가정한 것이다.
실제로 눈 섬유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테논낭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마이크로RNA가 정상적인 상처 치유에 관여하는 다른 세포들에는 영향을 적게 주면서 수술 효과를 저해하는 섬유화만 선택적이고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황영훈 교수는 "마이크로RNA를 녹내장 수술 후 섬유화 조절에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안과연구 및 시과학 학회지'(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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