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없는 마케팅 기법" vs "지갑 얇아진 소비자에 세심히 접근해야"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외식업계 중심축이 배달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주문을 대행해주는 배달 앱 업체들의 쿠폰 발급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연예인에게 '1만원 쿠폰'을 뿌렸다가 소비자의 항의를 받는가 하면, 소수 누리꾼이 할인코드를 알아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쿠폰을 부정 발급한 사례도 발생했다.
1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최근 연예인을 상대로 '1만원 할인쿠폰'을 배포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쿠폰은 가수, 방송인, 유튜버, SNS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에게 '000가 쏜다'는 이름으로 제작돼 배포됐다. 몇몇 스타들의 SNS에는 해당 '쿠폰 뭉치'의 인증샷도 올라왔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를 두고 배달음식을 주로 주문하는 일반 소비자를 외면하고 유명인을 겨냥해 '통 큰' 쿠폰을 발급했다며 비난이 들끓었다.
한 누리꾼은 "배달의민족 VIP 혜택도 별로 없는 데다가 있는 쿠폰이라 해봤자 1천 원짜리 쿠폰 두 장이 전부"라며 "다른 업체로 넘어가야겠다"고 분개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일반 소비자에게는) 몇천원 쿠폰을 주면서 몇억원씩 수익을 올리는 연예인에게는 1만원 쿠폰을 주느냐"라고 가세했고, 다른 누리꾼도 "도저히 기획 의도를 알 수 없는 마케팅"이라고 꼬집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한턱쏜다'는 말이 주는 느낌과 같이 주는 사람도 좋고 받는 사람도 즐거운 일상의 행복을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오래전부터 진행한 것"이라며 "유명 인사 중에서 평소 배달의민족을 많이 이용하거나, 앞으로 이용해 주기를 희망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VIP 고객이나 일반인에게는 안 주면서 특정 연예인에게만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연예인을 통해 더 많은 일반인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IP 고객 등 앱 이용자를 위한 대규모 할인쿠폰 이벤트도 지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또 다른 배달 앱인 요기요의 경우, 다른 각도에서 쿠폰이 문제를 일으켰다.
일부 누리꾼이 할인코드를 찾아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쿠폰을 내려받은 것이다. 할인코드가 몇 글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부정 발급 사례였다.
이 쿠폰은 당초 특정 음료수를 사 마신 뒤 병뚜껑에 적힌 할인코드를 입력하면 적게는 천원에서 많게는 3만원까지 할인해주는 이벤트로 지급됐다.
요기요 관계자는 "부정 발급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온라인 공간에서 수백장을 내려받았다든가, 5만원 쿠폰을 받았다든가 하는 글은 조작된 것이다. 우리도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쿠폰 대란'을 두고 지갑은 얇아지는데 치킨 등 야식 가격은 치솟으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 치킨이나 피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접할 수 있는 국민 아이템"이라며 "소비자 지갑이 얇아진 만큼 쿠폰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의 유명인 쿠폰 지급은 고유한 마케팅 방법으로 봐야 한다"고 옹호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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