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 영화 복원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입력 2019-06-17 13:30  

"한국 고전 영화 복원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한국 고전 영화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김홍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지금처럼 높았던 때는 없었다"며 "방탄소년단(BTS) 등을 통해 생긴 관심이 그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한국영화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영화 100년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서 황금종려상을 받아 전 세계 영화인의 이목이 한국영화에 쏠렸다"며 "한국 고전 영화 복원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과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이장호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참석했다.
김 교수는 예산 확보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고전 영화를 2K로 복원할 때는 편당 약 1억~1억2천만원, 4K로 복원할 때는 약 2억원이 든다"고 말했다.
'기생충'의 영어 자막을 담당한 달시 파켓 평론가는 한국영상자료원이 복원한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을 언급하며 고전 영화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09년부터 고려대학교 국제하계대학에서 강의하며 학생들에게 2000년 이전에 나왔던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다"며 "매년 '오발탄'을 소개하고 있는데, 영상자료원에서 이 영화를 복원하기 전의 이미지와 사운드는 아주 열악한 상태였고 화면에는 손글씨 자막이 입혀져 있었다"며 "처음으로 복원된 '오발탄'을 소개하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복원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고전 영화를 더 관심 있게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한국의 과거 이야기와 풍경들에 그만큼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기호 한국영상자료원 영상복원팀장은 현재 한국영화 영상복원사업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팀장은 "한국 고전 영화 복원사업은 급속하게 성장했으나 국가지원 규모가 정체되고 관 주도에서 민간부문으로의 확장에 실패하면서 물량화·산업화 문턱에서 좌절했다"며 "극소수의 기술인력마저도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졌으며 국가지원이 장기화하면서 복원사업이 실속 없는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부활 방안으로 "정부는 최소한의 인큐베이터 환경을 지원하고 자발적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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