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배재대 조동주 씨…3년간 모은 돈 출근길 총장에게 전달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학생이 많이 줄어 속상합니다. 학교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대학에서 10년 넘게 일한 경비원이 '좋은 학교를 만들어 달라'며 이 대학에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17일 대전 배재대에 따르면 정문 안내실에서 근무 중인 경비원 조동주(73) 씨는 이날 정문으로 출근하는 김선재 총장에게 다가가 발전기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 3년간 조금씩 적금을 부어 마련한 돈이다.
조 씨는 김 총장에게 "요즘 학령인구가 줄어 대학이 어렵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며 "학교가 좀 더 발전해 학생들이 많이 찾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고 발전기금을 기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경비실에서 보면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다 보이는데, 10년 새 급감한 게 눈에 띌 정도"라며 "예전엔 간혹 비를 맞고 가는 학생들에게 우산도 주곤 했는데 요즘엔 그런 학생들도 줄어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외부에서 일하다 은퇴한 조 씨는 2003년부터 배재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학교 정문은 물론, 16년간 학교 구석구석을 순찰하며 학생들과 학교 주변을 살피고 있다.
출근길에 특별한 선물을 받은 김선재 총장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총장은 조 씨의 두 손을 잡고 "뜻밖의 선물을 받고 처음엔 놀랐는데, 대학을 사랑하는 마음에 탄복했다"며 "학교 발전을 바라는 큰 뜻을 잘 받들어 학생 중심의 좋은 대학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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