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거쳐 2023년 이전 의료기관용 판매 예정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장 질환자들이 혈액을 맑게 하는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날이 올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야마나시(山梨)대와 고베(神戶)대 공동연구팀이 '007가방'보다 작은 크기의 휴대용 투석기를 개발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신장 기능을 잃은 환자들은 피를 맑게 하는 투석 치료를 1주일에 2~3차례씩, 한 번에 4~5시간가량 정기적으로 받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은 투석 장치를 갖춘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형으로 개발된 투석 장치가 있긴 하지만 소형냉장고 크기여서 휴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에 야마나시대·고베대 연구팀이 선보인 소형 투석 장치는 휴대할 수 있는 손가방 정도의 크기다.
장비가 크고 많은 양의 물과 전기를 사용하는 투석 치료는 큰 재해가 발생해 정전이나 단수가 된 환경에서는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새 장비를 사용하면 응급상황에서도 환자 몸에 쌓이는 물과 노폐물을 제거해 병원에서 인공투석을 받을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한다.
신형 장치는 혈액을 걸러내는 부분을 기존 제품의 8분의 1 정도 사이즈로 축소했다.
혈액을 끌어내는 펌프는 500엔짜리 동전 크기로 만들었다.
무게는 건전지를 포함해도 3∼4㎏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몸집이 크고 혈액량이 많은 동물인 염소로 신형 장비 성능을 확인한 결과 최장 2주 동안 혈액을 계속 걸러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사이에 혈액을 순환시키는 펌프 교체가 불필요했고, 기계 작동이 멈추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임상시험을 거쳐 2023년 이전에 의료기관용으로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또 일본에 30만명 이상인 투석 환자들이 가정에서 쓸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장치 개발을 이끈 마쓰다 겐이치(松田兼一) 야마나시대 교수(응급의학)는 "필요한 곳에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서 곧바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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