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공개된 장소에서 남녀가 함께 춤을 춘 나이트클럽 형태의 행사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12일 홍해 변의 무역도시 제다에서 열린 한 행사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게시돼 화제가 되자 사우디 엔터테인먼트청(GEA)이 이를 추적했다.
이 동영상을 보면 '프로젝트-X'라는 이름의 행사에서 남녀가 뒤섞여 춤을 추고, 한 여성이 "이곳은 할랄(이슬람 율법으로 허용된 것)클럽이며 시샤(아랍식 물담배) 코너도 마련됐다"라고 설명한다.
GEA는 보도자료에서 "주최자가 제다의 문화 축제 기간에 다른 행사로 허가증을 받은 뒤 이를 악용해 15일까지 행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불법적인 장소를 마련했다"라며 "13일부로 허가를 취소했으며 즉시 조사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미국 가수 니요(Ne-Yo)는 애초 13일 열리기로 한 개막 행사에 초청됐지만 당국의 적발로 무산됐다.
이 동영상이 인터넷에 확산하면서 중동의 일부 언론은 사우디에 '할랄 나이트클럽'이 처음으로 개장을 앞뒀다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레바논에서 영업하는 '화이트'라는 클럽의 제다 지점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화이트 클럽의 최고경영자(CEO)는 4월 언론 인터뷰에서 "제다에 고급 카페 라운지를 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여성의 운전과 축구장 입장을 허용하고 영화관, 외국 가수의 콘서트, 자동차 경주를 승인하는 등 엄숙하고 보수적인 종교적 율법 탓에 금지했던 대중문화를 활성화하는 개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로서는 나름 과감한 변화를 시도 중이지만 남녀가 함께 공개적인 장소에서 춤을 추는 나이트클럽은 허용 범위를 크게 벗어난 셈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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