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17일 이란이 국제사회와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 프로그램 감축·동결 의무를 일부 파기했음을 확인한 데 대해 대응을 자제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에서 이란의 발표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앞서 이란 원자력청은 이날 이란 중남부 아라크 중수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열흘 뒤인 6월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3.67%) 우라늄의 저장 한도(300㎏)를 넘기게 된다"라며 "나탄즈 농축 단지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농축 속도를 4배 늘렸다"라고 밝혔다.
핵합의의 일부를 파기했음을 스스로 발표한 것이다.
국제사회와 이란 정부는 지난 2015년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감축·동결하는 대가로 국제사회는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핵합의에 합의했다.
그러나 작년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다시 부과하자, 이란은 이에 맞서 지난달에 핵합의에서 정한 저농축 우라늄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며 핵합의 일부 파기 방침을 선언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다만 "오늘 현재 이란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란이 계속해서 이를 준수하기를 강하게 희망하고, 격려하며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엔의 핵 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다음 보고서를 기다릴 것이라며 일단 IAEA 보고서를 살펴본 뒤 다음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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