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기 물 부족·온배수 수질 오염 초래" 영산강 홍수통제소에 공문
고형폐기물 행정처분·이행강제금 부과 논란 이어 지자체 '이례적' 조치
(담양=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전남 담양군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며 이전을 주장하는 중견기업 제지공장인 한솔페이퍼텍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고형폐기물(SRF) 사용을 승인하지 않고, 불법 야적행위를 이유로 수천만원의 이행강제금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사실상 영산강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관계기관에 제시했다.
담양군 관계자는 18일 "한솔페이퍼텍이 영산강 홍수통제소로부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하루 8천t 영산강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허가를 받았다"며 "하지만 4대강 중에서 수량이 가장 적은 영산강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면 갈수기 물 부족으로 수질 오염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솔페이퍼텍이 공업용수로 공장을 가동한 후 하루 4천t가량 온배수가 발생하는데, 한 논문에 따르면 영산강 물의 평균 온도는 16.8도이고, 온배수는 27.5도에 달해 수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따라서 허가가 만료되는 2020년에 재허가를 신중히 검토해달라는 공문을 영산강 홍수통제소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까지 영산강 홍수통제소의 답변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자체가 관내에 있는 공장의 공업용수 사용을 제한해달라고 해석될 수 있는 공문을 관계기관에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기업 존폐와 연계될 수 있는 문제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담양군은 한솔페이퍼텍이 개발제한구역 등에 폐지를 불법으로 야적했다며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렸고, 이행강제금 7천700여만원을 금주 중 부과할 예정이다.
이행강제금은 지자체장이 불법 건축물 등을 적발한 후 철거 등 시정명령에 따르도록 하기 위해 건축주 등에게 부과한다.
앞서 전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3월 한솔페이퍼텍이 담양군을 상대로 고형폐기물연료(SRF)의 사용을 승인해달라는 행정심판에서 한솔페이퍼텍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담양군은 "한솔페이퍼텍이 전체 연료의 30%를 차지했던 SRF를 지난해 10월 100%로 확대하겠다고 신고해 법률 자문을 거쳐 수리(승인)하지 않았다"며 "전남도가 기업 입장만을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한솔페이퍼텍은 전남도 행심위 인용 결정을 이행할 때까지 담양군은 1일 500만원씩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신청서'를 행심위에 낸 상태다.
한솔페이퍼텍은 한솔홀딩스 자회사다.
양영제지가 1983년 담양군 대전면에 공장을 가동한 후 여러 차례 공장주인이 바뀌었고 2011년 한솔페이퍼텍이 인수했다.
주민들은 악취와 분진 피해를 호소하며 공장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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