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상임위 최대한 가동 방침…금주 내 시정연설 추진
한국, 추경 심사 전면 보이콧…윤석열은 철저 검증 예고
문의장, 오늘 오후 3당 원내대표 회동 주재…의사일정 논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여야 4당의 6월 임시국회 소집에 18일 자유한국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와 민생법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0일 6월 국회를 개회하고 당일 정부 추경안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듣기 위해 한국당과 끝까지 협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추경이 시급하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며 대여 '끝장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해 시급한 민생 현안 처리에 동참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 상임위와 특위를 열어 추경과 민생경제 법안 처리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시정연설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한 재선의 윤후덕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민생입법추진기획단을 설치하고, 국회 상임위원회를 최대한 정상 가동해 한국당에 복귀를 압박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당 협조 없이 20일 시정연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간 의사일정 합의를 추가 시도하지 않고 20일에 곧장 시정연설을 강행하는 방안에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로 임기가 종료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재선임과 이달 30일까지로 돼 있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 연장 등도 모두 한국당과 합의가 필요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냉각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번 주 안에 시정연설을 마치도록 한국당과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전날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공동으로 6월 임시국회를 소집 요구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 협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청문회를 국회 정상화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던 한국당은 특히 추경 심사에 절대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폭거로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뒤 이번에는 재정 포퓰리즘을 밀어붙이겠다고 한다"며 "이게 군소리 말고 통과시키라는 추경"이라고 비판했다.
20대 국회 4년 차 예결위가 구성조차 되지 않았고, 예결위 위원장도 한국당 몫이기 때문에 한국당이 거부하면 추경 심사는 '올스톱'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을 유지하되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투트랙'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윤 후보자를 파격 지명한 것을 두고 "저분이 깡패입니까 검사입니까"(정용기 정책위의장) 등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며 철저한 검증을 벼르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자 지명은 정치보복, 적폐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이 정부 기조를 보여준다. 청문회를 통한 철저한 검증을 검토하겠다"며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도 열린 자세로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한발씩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이미 출발한 6월 임시국회에 탑승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며 "지금이라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한발씩 양보하고 결단한다면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와 추경안 심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 협상에서 중재역을 자임해온 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한국당이 제안한 경제청문회 개최를 수용하고, 한국당은 청문회와 추경안 심의를 각각 별개로 하는 것을 제안하는 것으로 국회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의 회동을 주재, 향후 의사일정 조율 등 국회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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