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커피링 효과 응용해 구조 제작"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와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연구팀이 유전자(DNA) 2차원 마이크로 패치 구조체를 제작하고 이를 응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DNA는 이중나선 구조와 나노미터 주기의 규칙적인 모양을 보인다.
소재 분야에서 일반적인 합성방법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정밀한 구조다.
KAIST 연구팀은 연어에서 추출한 DNA 물질을 이용해 기존보다 1천분의 1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스크림콘 모양 마이크로 패치 구조체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수용액 상태 DNA 액정상(liquid crystal phase)에 주목했다.
수용액 상태 DNA 액정상이 두 기판 사이에서 문질러지며 증발할 때 DNA 나노 구조체는 원하는 방향으로 정렬한다.
잼을 식빵에 바르면 과일 알맹이가 한 방향으로 잘 펴 발라지면서 마르는 현상을 떠올리면 된다고 연구팀은 비유했다.
커피가 종이에 떨어지고 물이 마르면 동그란 모양이 생기는 이른바 '커피링 효과'를 DNA 수용액에 적용해 세계 최초로 DNA 기반 마이크로 패치를 제작했다.
DNA가 한 방향으로 문질러져서 마를 때 바닥에 평평한 기판 대신 일정한 모양을 갖는 수 마이크론 크기 요철 기판을 사용하면 2차원의 뜨개질 모양·아이스크림콘 모양 등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플라스몬 공명을 나타내는 소재와 결합해 디스플레이 소자에 응용을 시도했다.
플라스몬 공명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판에 빛을 쪼일 때 그 표면 위에서 전자가 일정하게 진동하면서 자신의 에너지와 일치하는 빛에만 반응하는 현상이다.
특정한 색만 반사해 선명도와 표현력을 높이는 데 사용한다.
연구팀은 DNA 마이크로 패치를 하나의 틀로 삼아 금 나노막대를 독특한 형태로 배향했다. 배향은 미세 결정 같은 물질이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플라스몬 컬러 기판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윤동기 교수는 "DNA는 광학 소재와 복합체를 쉽게 만들 수 있다"며 "자연계에 무한히 존재하는 DNA를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 신소재에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7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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