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아마존 일대서 기혼자에 사제직 개방 검토

입력 2019-06-18 11:34   수정 2019-06-18 22:17

교황청, 아마존 일대서 기혼자에 사제직 개방 검토
오지 사제 부족 해결 방안으로 제안…오는 10월 남미 주교회의서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교황청이 남아메리카 아마존의 외딴 지역에서 일부 기혼남성을 사제로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교황청은 오는 10월 바티칸에서 열리는 남아메리카 주교 회의를 위해 준비해 이날 공개한 문서에서 이같이 권고했다.
교황청은 이 문서에서 사제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앙이 검증된 기혼남성, 소위 '비리 프로바티'(viri probati)를 사제로 임명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역사적인 입장 변화로, 일각에서는 사제가 부족한 다른 지역에서도 기혼남성이 사제 서품을 받을 길을 닦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교황청은 이 문서에서 "해당 지역의 가장 외진 곳을 위해, (교회가) 나이가 많고, 가급적이면 원주민이고,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고 인정받는 구성원들에게, 이 남성들이 이미 안정된 가정이 있다고 해도, 사제 서품을 주는 방안을 연구해달라는 요청이 그동안 있었다"고 밝혔다.
또 교황청은 이 문서에서 해당 지역에서 여성들에게 "공식 직무"를 부여하는 방안도 촉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사제들의 결혼을 금지한 가톨릭 독신주의는 사제 부족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이에 교황청에는 독신주의를 폐지하고, 기혼남성이나 여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수십 년간 끊이질 않았다.
특히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브라질 등이 겪고 있는 극심한 사제난을 잘 이해하고 있어 기혼남성은 물론 결혼 때문에 사역을 포기한 이들을 사제로 받아들이는 방안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7년 독일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외딴 지역에서 '비리 프로바티'를 사제로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 그는 모든 기혼 남성에게 사제직을 개방하거나 독신주의를 약화하는 방안은 배제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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