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경찰 사상 가장 많은 인원 투입…최종 조사 결과 내는 데 시간 걸릴 것"
"가해선박 선장, 당시 음주나 마약복용 안해"
다뉴브강 하류 세르비아 국경 지역까지 215㎞에 걸친 구간 수색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부다페스트 지방경찰청은 18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경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람선 허블레아니호(號)를 뒤에서 들이받은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號)에서 무선통신 내용 등 2TB(테라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킹 시긴호를 촬영한 증거 사진이 5천장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부다페스트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총 230여명을 목격자와 증인 등으로 조사했다.
대인 조사에 대한 문건만 3천 페이지에 달한다.
부다페스트 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고에 최소 10년 이상 경력의 수사관 60여 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치치 쇼머 부다페스트 경찰 대변인은 "부다페스트 경찰청의 사고 수사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됐다"면서 "IT, 교통 법무 등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관 외에도 기술자들과 정신과 의사, 안과 의사 등도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머 대변인은 "전문가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것이어서, 최종적인 조사 결과를 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이 언제 최종적으로 정리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와 관련된 모든 흔적에 대한 자료는 모두 입수했다"면서 "바이킹 시긴호를 방면한 것은 합법적이었고, 전문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경찰이 바이킹 시긴호를 압류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현지 언론이 가해선박 회사와 헝가리 정부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부실 수사를 지적하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쇼머 대변인은 "지난 10일에도 비셰그라드에 정박 중인 바이킹 시긴호에 대해 다시 현장조사를 했다"면서 "2차 현장조사는 1차 현장조사 때 확보한 증거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2차 현장조사를 통해서도 바이킹 시긴호를 억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쇼머 대변인은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인 유리 C.가 사고 당시 술을 마셨거나 마약을 복용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헝가리 경찰은 인양한 허블레아니호에 대해서는 총 26시간에 걸쳐 집중 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쇼머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오후 9시 5분께 침몰사고가 발생한 뒤 경찰이 9시 10분에 자체적으로 사건을 인지했고, 9시 15분에 시민 신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쇼머 대변인은 또 수상 활동을 하는 경찰이 9시 15분에 현장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했고, 9시 19분께 경찰이 추가로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말했다.
현재 헝가리 경찰은 한국 측이 파견한 수색팀과 함께 다뉴브강 하류 세르비아 국경 지역까지 215㎞에 걸친 구간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헬기 수색과 수상 수색, 군견을 동원한 강변 수색 등을 벌이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수색에 투입한 선박은 14∼15척이다.
지난달 29일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 관광객 33명을 태우고 야경 투어에 나선 허블레아니호는 뒤따르던 바이킹 시긴호에 들이받혀 침몰했다.
사고 현장에서 한국인 관광객 7명이 구조됐으나, 23명은 숨졌고 3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도 숨졌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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