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야당, 재선 도전 명분 확보 우려로 반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간에 실시될 신임 국민투표 일정을 제안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의회가 연방선거 기간에 대통령 소환 투표를 허용하는 헌법 개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2021년 3월 21일 자신의 신임을 묻는 선거를 치를 것을 제안했다고 텔레비사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6년 임기 중반에 자신의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신임 국민투표를 통한 장기 집권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원 야당 의원들은 암로의 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암로가 신임 국민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멕시코에서 금기시되는 재선을 위한 헌법 개정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로는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 연방선거 날에 대통령 신임 투표를 함께 시행하는 방안이 최선일 것"이라면서 "이 방안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2021년 3월 21일에 신임 투표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연방선거는 2021년 6월에 실시될 예정이다.
상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하려고 멕시코, 미국, 캐나다가 지난해 합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인준을 위해 금주에 열릴 회기 동안 암로의 이 같은 제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멕시코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6년 단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프란시스코 마데로가 1909년에 30년간 집권했던 포르피리오 디아스에게 맞서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확립한 원칙이다.
중남미에서는 고(故)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몇몇 지도자들이 재임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우파 성향의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전 대통령도 재선 도전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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