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가든의 별' 주변서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 2개 관측

입력 2019-06-19 10:42  

'티가든의 별' 주변서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 2개 관측
지구서 떨어진 3번째로 가까운 행성계…생명체 서식가능지역 안에 위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12.5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티가든의 별' 주변에서 이를 도는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 2개가 관측됐다.
독일 괴팅겐대학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천체물리학연구소의 마티아스 체흐마이스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3년여의 관측 끝에 찾아낸 지구급 행성에 관한 연구결과를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 최신호에 실었다.
티가든의 별은 80억년 이상 된 적색왜성으로 지구에 비교적 가까이 있지만 온도가 2천700도 밖에 안 되는 매우 어두운 별이어서 지난 2003년에야 발견됐다.
티가든이라는 명칭은 당시 이를 발견한 미국우주항공국(NASA)의 천체물리학자 보나드 티가든의 이름에서 따왔다.
티가든의 별은 태양 질량의 9%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별이지만 프록시마 켄타우리와 알파 켄타우리의 쌍성 A,B 그리고 바너드 등에 이어 지구에서 5번째로 가까운 별이다. 프록시마와 알마 켄타우리가 3중성계를 이루는 점을 고려하면 행성계로 3번째로 가깝다.
연구팀은 스페인의 칼라 알토 천문대에 있는 카르메네스(CARMENES) 장비로 티가든의 별을 200여 차례 이상 관측해 지구급 행성의 존재를 찾아냈다.
외계행성을 찾을 때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확인하는 이른바 '천체면 통과(transit)' 방식을 주로 활용하지만, 연구팀은 행성의 중력 작용으로 별이 흔들리는 것을 포착해 행성의 존재를 확인했다.
체흐마이스터 박사팀이 찾아낸 행성은 지구 질량의 약 1.1배 크기로 표면의 물이 액체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이른바 생명체 '서식가능지역(habitable zone)' 안에 있다.



별 안쪽에 있는 티가든의 별 b 행성은 공전주기가 4.9일, 바깥쪽에 있는 티가든의 별 c는 11.4일의 공전주기를 갖고 있다.
항성인 티가든의 별이 태양보다 약 35억년 더 오래돼 이 별이 거느리고 있는 행성들도 생명체가 존재할 경우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 두 행성이 더 큰 행성계의 일부일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다른 행성의 존재도 확인하고 있다. 지구에서 약 39광년 떨어져 있는 왜성 '트라피스트-1'도 지구 크기의 행성 7개를 거느리고 있다.
티가든의 별 행성들은 아직 천체면 통과 방식으로는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카르메네스 프로젝트 과학담당 이사인 괴팅겐대학의 앙스가르 라이너스 교수는 이와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티가든의 별 행성계가 특별한 위치에 있어 "이 행성들에 거주자가 있다면 천체면 통과 방식으로 태양 앞을 지나가는 행성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굉팅겐대학 천체물리학연구소 제공]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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