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용료 700원, 한달 4천200원에 무제한 이용 가능
중국,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금지로 처리 골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비닐우산은 비가 그치면 버려지기 일쑤다. 비가 그친 후 대도시 여기저기서 버려진 우산이 눈에 띄는건 국내 대도시에서도 익숙한 풍경이다.
갑자기 비가 내리더라도 편의점이나 인근 상점 또는 즉시 등장하는 우산팔이 등에게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비가 그친 후 들고 다니기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연간 비닐우산 소비량은 6천500만개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일본양산진흥협의회는 일본의 연간 우산 소비량을 1억2천만개~3천만개로 추산하고 있지만 외국계 리사이클 회사는 '비닐우산' 소비량만 6천500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처음 등장할 때 비닐로 만들어져 비닐우산으로 불리지만 요즘은 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제품이 주류다.
시내 곳곳에 버려진 비닐우산과 지하철 등에 두고 내린 '분실' 비닐우산은 수거도 문제지만 금속부분과 플라스틱 부분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재활용도 쉽지 않다. 여기에 중국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작년 1월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갑자기 중단하면서 폐비닐우산 처리가 더 어려워졌다.
18일 NHK에 따르면 이런 골칫덩이 비닐우산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우산공유'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도쿄(東京)의 도시부와 후쿠오카(福岡)시 등에서 작년 12월께부터 시작된 우산 공유 서비스는 오사카(大阪)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무료 앱을 이용, 신용카드 등의 정보를 입력하고 필요할 때 공유우산이 비치돼 있는 곳에서 전용 버튼을 눌러 우산 손잡이 부분에 있는 QR코드를 읽어들이면 3자리의 비밀번호가 전송돼 잠금장치가 풀린다.
이용료는 하루 70 엔(약 700 원), 420 엔을 내면 한달간 몇번이고 이용할 수 있다. 도쿄도내와 후쿠오카시내 역과 버스 정류장 등 200여개소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반납은 어디든 가까운 서비스 장소에 돌려주면 된다.
갑자기 비가 쏟아질 때 자주 이용한다는 한 남성은 "비가 금방 그쳐 최단 1시간만에 반납한 일도 있다"면서 "빈손으로 다닐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고 말했다.
공유우산 서비스를 이용하고부터는 비닐우산을 사지 않게 됐다. 전에는 집 현관에 비닐우산이 5개 정도 놓여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없다. 비상시에 대비해 회사에 비닐우산을 하나 준비해 놓고 있다고 한다.
"내가 산 비닐우산은 분실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별로 안하게 된다. 다른 누군가와 같이 쓰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느껴진다. 물건에 대한 의식이 달려졌다"
공유우산을 이용하고 부터 우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다루게 된 것도 중요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우산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우산공유 서비스 운영업체에 따르면 우산 반납률은 100%다. 등록회원도 반년만인 6월12일에 2만명을 넘어섰다는게 운영업체인 네이처 이노베이션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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