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업종별·공정별 실태조사, 안전관리 전담기관 필요"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우리나라 어업 재해율이 다른 산업보다 최대 12배나 높아 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19일 '어업 안전재해 감소 대책' 보고서에서 어업 분야 재해율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높은데도 정부 산업재해 저감 대책은 건설, 조선, 화학 등에 치중해 어업과 같은 고위험 업종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산업별 재해율을 보면 어업은 5.56%로 농업 0.90%, 제조업 0.58%, 운수·창고업 0.46%와 비교해 최대 12배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위험하다고 알려진 광업(1.25%)과 건설업(0.72%)보다도 4∼7배 이상 높다.
어업 재해율은 2011년(7.60%) 이후 해마자 낮아지는 추세이지만, 재해로 인한 사망률과 장해율은 오히려 높아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층 어업인 재해율은 16.0%로 어업인 전체의 2.9배에 이른다.
이는 젊은 층의 어업 이탈을 심화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늘려 국내 어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KMI는 분석했다.
부족한 어업 인력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면서 외국인 재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1년 228건에서 2015년에는 336건으로 증가했고, 재해율은 5.0%에서 9.0%로 높아졌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어업 노동자는 대부분 40세 미만이다.
언어 소통의 어려움에다 숙련도가 낮은 상태에서 위험도가 높은 작업을 많이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업은 재해 위험이 크지만, 현행 체계로는 정확하고 시의성 있는 재해 현황 분석과 대응이 어렵다고 KMI는 밝혔다.
현재 수협이 보유한 수산인안전공제보험과 어선원안전보험 자료를 토대로 재해율을 조사하고 있지만, 가입률이 50% 수준에 불과해 정확한 재해율 산정이 어렵고 업종, 숙련도, 외국인 등 유형별 특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4t 미만 어선어업과 양식, 맨손어업 등의 재해는 기초적인 자료조차 없다.
어업재해 예방을 위한 전담기관 등 체계적인 안전관리 기반도 마련돼 있지 않다.
어업 선진국으로 꼽히는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는 어업재해 예방을 위해 법률로 정한 전담관리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광업 등 국내 타 산업 분야에서도 전담기관을 중심으로 주체별 역할을 분담해 안전관리를 체계화하고 있다.
어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려면 업종별, 공정별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실태조사가 우선 필요하다.
농어업인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 예방에 관한 법률에 안전재해 예방 정책 수립과 지원에 대한 국가 책무, 사업주와 어업종사자는 국가가 제시하는 예방시책을 따르도록 하는 의무 규정을 신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KMI는 주장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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