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법정서 울음 터뜨리며 "감형 호소"…법원 "생명 침해한 행위는 책임 물어야"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판사님, 한 번만 봐주세요"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19일 한 여성의 호소와 울음이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법정 정적을 깨뜨렸다.
이날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고법 판사)는 조현병을 앓는 친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모(68)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형을 줄여달라는 윤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판사가 '항소를 기각한다'는 주문 낭독을 끝내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윤 씨의 부인이 울음을 터뜨리면서 재판부를 원망했다.
법원 경위가 윤 씨 부인을 달래며 법정 밖으로 안내했으나 밖에서도 한동안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윤 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집에서 잠이 든 딸(37)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 됐다.
윤 씨 가족에게 딸은 무거운 짐이었다.
조현병을 앓는 딸은 집안일을 전혀 돕지 않으면서 자주 부모를 때리고 욕설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윤 씨의 아내는 위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다.
별다른 재산 없이 농사일로 생계를 꾸려가던 윤 씨는 조현병에 걸린 딸까지 부양해야 해 부담이 더욱 늘었다.
윤 씨는 결국 딸을 목 졸라 죽이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재판부는 "윤 씨가 자수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지만, 소중한 생명을 침해한 행위는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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