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어민 2명, 송환되면 죽거나 교화소 간다며 귀순 의사"(종합)

입력 2019-06-19 20:27  

국정원 "北어민 2명, 송환되면 죽거나 교화소 간다며 귀순 의사"(종합)
이혜훈 정보위원장에 보고…"北어선 GPS 분석 결과 어로 활동 맞는 듯"
"전투복 착용 어민, 전투 훈련받은 적 없는 것으로 판단"
"일부 귀순 동기는 한국영화 시청·가정불화"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고상민 이동환 기자 = 국가정보원은 19일 북한 어선이 동해 삼척항까지 진입한 사건과 관련해 "2명은 귀순 의사가 있었던 것 같고 나머지 2명은 귀순 의사가 없었던 상황에서 선장에 휩쓸려 내려온 것 같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장 사무실에서 바른미래당 소속 이혜훈 위원장에게 "4명이 모두 민간인"이라면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 위원장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국정원은 귀순 의사를 밝힌 선장 남모 씨에 대해서는 "60이 넘는 고령이고 전투 요원으로 보기 어려울 것 같다"며 "낡은 전투복을 입고 왔고 전투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장 남씨는 조사에서 '가정불화'를 이유로 귀순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남씨 외에 귀순 의사를 밝힌 선원 김모 씨에 대해서는 "한국영화를 시청한 혐의로 국가보위성 조사를 받고 처벌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한두편을 본 게 아니라 상습적으로 본 사람으로 보인다. 4명 중 제일 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으로 돌아간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북방한계선(NLL)을 내려온 사람들이 북한으로 가겠다고 귀국 요청서를 쓰면 특별히 입증할 게 없으며 돌려보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 조사할 때는 4명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송환 확인서 작성 과정에서 남씨와 김씨가 '북으로 가면 죽거나 교화소에 간다'며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정원은 "이 배가 8일 오후 함경북도 집삼 포구에서 출항했는데 당시에는 25∼26척 되는 선단을 결성해 고기잡이를 나갔다"며 "10일 오후 본인들이 목적으로 한 곳에서 조업했고, 12일 오전 그룹에서 떨어져 남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3일 오전 울릉도 근처에서 닻을 내렸다가 삼척 방향으로 출항했고, 14일 오후 늦게 삼척 앞바다 11.8해리에 도착했다"고 경로를 밝혔다.
국정원은 "이 배가 등을 달고 있지를 않아 야간항해를 못 한다"며 "울릉도까지는 GPS 흔적이 남아 있지만, 이후에는 없어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GPS를 분석한 결과 어로 활동을 한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일몰 시각을 제외한 항해 거리 등을 감안하면 열심히 배를 달려 목적지까지 오는 것 외에 다른 활동 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 어선이 폐기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국정원은 폐기하지 않고 있는 선박의 영상을 이 위원장에게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들도 만나 별도로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김도읍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으로 돌려보낸 2명에 대해 "조사가 전혀 안 된 상황에서 돌려보냈다"며 "북한 어선에 파란색 투망 그물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그런 어구로 오징어잡이 조업을 할 수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국정원은 원전 핵심기술 해외유출 의혹과 관련해 "제보 등을 통해 한국전력 등을 다니며 기술유출 흔적을 현장조사하고 있다"며 "기초조사 단계인데 제보 내용이 신빙성이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세청 통관 자료 등을 분석하고 현장조사 등을 통해 실제로 불법 여부가 규명되면 원자력안전위에 다시 통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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