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공감대…'동결론'엔 선긋기

입력 2019-06-20 10:55  

與,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공감대…'동결론'엔 선긋기
물가상승률 수준·보수정권 평균 인상폭 등 거론
지도부, 당 일각 '동결 필요' 주장에 "개인 의견 불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차지연 설승은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에 착수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류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이 기본 입장이지만, 현 경기 상황과 자영업자·중소기업의 어려움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난 2년처럼 가파른 인상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면이 많은데도 자영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대두되다 보니 속도조절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공감대가 대체로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최저임금 인상 폭으로는 물가상승률 수준인 2∼3%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평균 인상 폭인 6%대 정도가 거론된다.

당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동결론'도 나오고 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이번 최저임금은 최대한 동결에 가깝게 결정돼야 한다"라며 "저소득 노동자의 소득확대 대책으로는 정부의 재정적 여력을 고려하여 재정적 지원 방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통' 최운열 의원은 통화에서 "2∼3%가량 올려봐야 근로자 입장에서는 효과가 미미하지만 지급 능력이 없는 사용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그럴 바에는 내년에 상징적으로 최저임금을 동결하고 경제 상황이 좋아진 뒤 올리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의견을 이해찬 대표에게도 전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 대표도 경제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혜택을 보는 경우, 부담을 느끼는 경우의 양면성이 있어 상당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도부는 일각의 '동결론'은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긋는다. 상당수 의원도 속도조절은 필요하지만, 동결은 부작용이 만만찮다는 생각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동결하자는 이야기도 있고 경제성장률과 물가성장률을 반영하며 잡아가자는 이야기도 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최저임금 논의가 인상률에 너무 매몰돼 있다.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과 정책적 반감이 나온다"며 "다른 한편에서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메커니즘 개선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동결론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입장을 취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지도부에서는 최저임금 문제를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이야기한 적이 없다. 최저임금위가 가동 중이기 때문"이라면서도 "당 일부의 동결론은 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치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안 좋은 고리가 최저임금인 것처럼 '악의적인 주술'이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책위 관계자는 "속도조절은 필요하지만, 동결은 그동안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물가인상률 수준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동결론'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던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동결하면 나중에 워낙 부담이 된다. 감정적으로 할 일은 아니다"라며 "대외경제 상황과 지난 2년간 인상분이 일부 자영업이나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에 부담이 된 것을 생각하면 물가상승률 수준의 인상과 보완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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