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건립 시장 재선시키자'…애틀랜타 한인들 지원 나서

입력 2019-06-20 10:48  

'소녀상 건립 시장 재선시키자'…애틀랜타 한인들 지원 나서
"현지 日 외교관들, 회유차 시의원 일본 초청 등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애틀랜타 지역 한인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데 앞장선 브룩헤이븐시(市) 존 언스트 시장의 재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언스트 시장은 2017년 일본의 집요한 반대와 방해 공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브룩헤이븐 시립국립공원(블랙번 2공원)에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또 일본군 위안부 비극에 대해 더 많은 시민이 알아야 한다며 평화의 소녀상을 매년 수만 명이 찾는 블랙번 1번 공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현지에서 '소녀상 지킴이'로 불리고 있다.
당시 소녀상 건립을 위해 한인들이 구성했던 건립위원회(위원장 김백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둘루스에 있는 한 한식당에서 언스트 시장 재선을 위한 후원행사를 열었다고 20일 동포 언론 '뉴스앤포스트'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행사에서는 지금까지 모은 후원금 1만9천250달러(약 2천262만원)를 전달됐다.
현지 한인들이 언스트 시장의 재선을 돕는 이유는 소녀상 건립에 대한 감사 표시만은 아니라고 김백규 위원장은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애틀랜타 일본총영사가 시의원들과 접촉하고, 그중 1명을 일본으로 초청하는 등 소녀상을 둘러싸고 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며 "일본은 계속 시의원들을 회유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초청을 받아 일본에 갔다 온 시의원이 시장 후보자로 나선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그들이 아예 출마를 못 하게 하려면 언스트 시장이 기금모금 파워를 보여줘 재선하는 길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인들은 시장이 바뀌거나 시의원들이 일본에 회유되면 평화의 소녀상이철거되거나 시민들이 볼 수 없는 곳으로 옮겨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언스트 시장은 2002년 한국을 함께 방문했고,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은 일본과 한국의 갈등 문제라기보다는 인권에 대한 문제이고 반드시 근절해야 할 인신매매에 대한 문제"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인들은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시장 선거에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자는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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