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OAA 연구진, 베링해서 북태평양참고래 노래 장면 포착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멸종에 가장 가까운 고래 중 하나로 꼽히는 북태평양참고래(North Pacific Right Whale)의 노랫소리가 처음으로 녹음됐다.
북태평양참고래의 생존 개체 수는 약 30마리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원래는 노래를 부르지 않던 고래가 외로움 때문에 노래를 배운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소속 해양 생물학자들은 지난 8년간 알래스카 남서부 해안 인근 베링해역에서 북태평양참고래가 부르는 4곡의 노래를 녹음했다.
연구진은 2010년 식별이 불가능한 이상한 음향 패턴을 포착한 뒤 베링해 5개소에 계류형 음향 녹음 장치를 설치해 고래들이 내는 소리를 연구해 왔다.
수년씩 북태평양참고래가 목격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연구는 난관에 봉착했다.
돌파구가 열린 것은 2017년이 돼서였다. 부표에 설치된 녹음기에 노랫소리가 포착되자마자 위치를 추적한 결과 북태평양참고래 수컷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
연구에 참여한 해양 생물학자 중 한 명인 제시카 크랑세는 "북태평양참고래가 부르는 노래가 녹음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 북태평양참고래는 총소리, 높고 낮은 외침, 신음, 비명, 재잘대는 소리 등으로 들리는 음으로 특정한 운율이 있는 노래들을 부르고 있었다.
크랑세는 북태평양참고래의 노래가 대서양 바다코끼리가 부르는 노래와 구조적으로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태평양참고래 전부가 노래를 부른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크랑세는 "너무나 적은 숫자만 남았기에 (이 고래는) 다른 개체를 더 자주 부르거나 노래를 해야 할 필요를 느꼈을 수 있다"면서 "전적으로 추측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본 북태평양참고래들은 (노래를 부르는 고래 종인) 혹등고래를 흉내 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태평양참고래들은 혹등고래와 어울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태평양참고래는 수영속도가 느리고 죽은 뒤엔 물에 떠 오르는 특성 탓에 포경의 대상이 되면서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음향학회 저널(Journal of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최근호에 실렸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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