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성인 3천165명 분석…"규칙적 운동, 예방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을 부르는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잠재적 뇌경색' 위험이 커진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잠재적 뇌경색은 뇌 안에 있는 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초기 단계 뇌경색을 뜻한다.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방치할 경우 뇌졸중과 치매 등 심각한 뇌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권형민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 연구팀은 2006∼2013년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3천165명을 대상으로 비만 및 대사증후군과 잠재적 뇌경색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분석결과 전체의 8%인 262명에서 잠재적 뇌경색이 진단됐다. 이들의 연령대는 평균 64세로 고령층이었다.
특히 이들의 평균 수축기 혈압(130㎜Hg)과 이완기 혈압(77㎜Hg), 공복혈당(94㎎/dL), 중성지방(108㎎/dL)은 대조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잠재적 뇌경색 발생이 대사증후군과 유의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비만이 잠재적 뇌경색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비만 및 대사증후군 여부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별 잠재적 뇌경색 유병률을 확인했다.
그 결과 비만 여부와 관계없이 대사증후군을 가진 그룹의 유병률은 타 그룹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 잠재적 뇌경색 발생 위험도(odds ratio) 역시 비만이 없는 대사증후군 그룹과 비만이면서 대사증후군을 가진 그룹의 위험도는 정상 그룹보다 각각 1.7배, 1.8배가량 높았다.
반면, 비만이지만 대사증후군이 없는 그룹에선 뚜렷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대사증후군이 잠재적 뇌경색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라는 뜻이다.
권 교수는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잠재적 뇌경색은 현재는 멀쩡해도 방치하면 뇌졸중과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며 "비만과 관계없이 본인의 대사증후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술, 담배를 줄이는 생활 습관 개선이 뇌경색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비만'(Obesity) 4월호에 발표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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