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발표가 이뤄진 20일 상산고의 한 학부모가 김승환 전북교육감에게 편지를 띄웠다.
강계숙 상산고 학부모회 대표는 이날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특강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김 교육감을 대신해 취재진에게 컴퓨터로 작성한 편지를 나눠줬다.
'역시나 오늘도 교육청에 안 계신 김승환 교육감님께'로 시작하는 편지는 A4용지 5장 분량으로 상산고 학부모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작성했다고 강 대표는 밝혔다.
이 학부모는 편지로 "지금 이 자리에는 잦은 (자사고 재지정) 발표일정 변경으로 수없이 많은 차표를 예매 변경하다 결국 입석으로 새벽부터 오신 학부모도 있고, 비행기 표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 간신히 표를 구해 제주도에서 날아오신 어머님도 있다"며 "그리고 '지구 끝에서라도 와야 한다'며 땅끝마을에서 장거리 운전으로 올라오신 어머님, 내 손주 학교는 내가 지킨다며 내려오신 할아버님·할머님도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학부모들은 어려운 법령까지는 몰라도 다른 시도와 같은 기준으로 자사고 평가 점수를 매겨 달라는 요구를 했다"며 "이것이 그렇게 무리한 요구, 억지요구였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학부모는 "오죽 답답했으면 지난 3월 15일 학부모들은 교육청 광장에 모여 대규모 시위까지 했다"며 "우리가 미리 가겠다고 요청한 그 날도 교육감은 개인일정으로 휴가를 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받을 권리이자, 교육할 의무자인 국민과의 소통을 전혀 하지 않는 독재 교육 행정을 중단할 것을 교육감에게 요구한다"며 "우리는 자율형사립고인 상산고가 영원하리라는 것을 믿고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교육감은 중등·특수교장 자격연수가 진행된 충북에 있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헌법과 교육'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를 피해 잡은 일정이 아니라 약 한 달 전부터 예정된 강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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