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까지 착공 못 하면 2021년 3월 개교 차질 우려
교육지원청 "주민들과 합의" vs 반대위 "합의된 것 없다"
(동해=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지역사회의 반대로 강원 동해특수학교가 4개월째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동해특수학교는 애초 지난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었으나 반대 주민들과의 합의가 번번이 무산되고, 시공 업체 선정 등 절차가 늦어져 여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다만 교육 당국은 다음 달부터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시교육지원청은 지난주 동해특수학교 설립반대추진위원회(반대위)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반대위는 도교육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교육도서관 이전 금지 등을 조건으로 착공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7월 초 민병희 교육감이 지역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할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수용해준다면 다음 달부터 마을과 상생하는 학교 만들기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지역 장애아동 학부모들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최보영 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 회장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많이 힘들었지만 이렇게 합의를 이뤄낸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이라며 "아이들은 주민들에게 어떠한 피해도 끼치지 않으니 그저 똑같은 학생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반대위는 "아직 어떠한 합의 사항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석호 동해특수학교설립반대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들 사이의 분위기가 매우 안 좋다"며 "이달 말 기자회견을 열고 정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동해특수학교는 부곡동 옛 남호초교 부지 1만445㎡에 사업비 300여억원을 들여 19개 학급, 학생 129명이 다닐 수 있는 규모로 계획됐다.
특수학교는 시청각실, 돌봄교실, 건강 증진실, 직업 훈련실, 강당 등을 갖추게 된다.
202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2020년 11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이 최소 420여일 이상 걸려, 적어도 올여름부터는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때까지 주민과의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정상 개교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동해특수학교가 개교하면 인근 학생들이 장거리 통학을 하지 않고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동해·삼척 지역의 일부 장애 학생들은 차량으로 왕복 3시간이 넘는 길을 오가며 강릉, 태백 등 다른 지역의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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