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가 요청해 미국 등 협의 거쳐 지난주부터 작업…"조사중 폐기 원한 첫 사례"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돼 부산항에 억류돼 있던 제3국 선박이 고철로 폐기된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북한 선박에 유류를 불법 환적한 혐의로 지난 2월부터 부산항에서 출항 보류 상태로 조사를 받아 오던 1천t급 선박과 관련, 선주가 고철 폐기를 요청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 14일부터 폐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배는 파나마 선적 1천14t급 석유제품 운반선인 카트린호로, 지난해 7월 17일 북한 청진항에서 안보리 제재 선박인 금진강 3호에 석유제품을 옮겨싣는 등 지난해 7∼12월 3차례에 걸쳐 북한 선박에 석유제품을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선박을 폐기해도 조사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판단에서 이를 승인했다"면서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조사 중 폐기를 원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배의 '고철 폐기' 결정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 주요국들과 협의를 거쳤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선주는 접안비 등 비용 증가를 우려해 선박 폐기를 원했으며, 폐기 뒤 그간의 비용을 지불하면 3천만원 정도가 남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안보리 위반 혐의로 국내에 억류된 선박은 총 6척으로, 카트린호를 비롯한 2척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며 나머지 4척은 조사가 완료돼 처리 방향에 대해 제재위와 협의 중이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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