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가해선박 승객, 경찰조사서 "선장 '무슨일이냐' 반응"(종합)

입력 2019-06-21 00:19   수정 2019-06-21 09:28

다뉴브 가해선박 승객, 경찰조사서 "선장 '무슨일이냐' 반응"(종합)
헝가리 당국과 가해선박 선사측 유착 의혹 계속 제기돼
헝가리·韓 측, 실종자 수색 이어가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號)의 침몰 사건을 수사 중인 헝가리 당국은 가해 선박의 선장이 사고 발생 순간 인지하지 못했다는 승객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현지언론 마자르 넘제트는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허블레아니호를 뒤에서 들이받은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號)에 탑승했던 승객이 경찰 조사에서 선장에게 사고가 발생했다고 외쳤고, 선장은 승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선장이 사고가 일어난 순간 사고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허블레아니호 선장의 유족들은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C.가 사고 당시 승객과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경찰은 바이킹 시긴호가 사고 직후 후진했다가 곧바로 앞으로 나아간 점을 놓고서도 유리 C.를 상대로 구조활동을 하지 않은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검찰은 유리 C.를 구속할 당시 이와 관련된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었다.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에 대해 "대형 참사를 일으키고 수상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헝가리 야당인 헝가리대화당은 전날 당국에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에서 스위스와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경찰의 참여가 필요해 인터폴을 개입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바이킹 시긴호의 국적이 스위스이고,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은 우크라이나인이다.

한편, 헝가리에서는 헝가리 당국과 바이킹 시긴호 선사 측과의 유착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마자르 넘제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헝가리대화당의 티메아 서보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빅터 오르반 총리를 상대로 "허블레아니 희생자들을 위해 다뉴브강에 꽃 한 송이 던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르반 총리의 딸인 라헬 오르반이 관장하는 헝가리관광공사가 바이킹 시긴호 선사인 바이킹 크루즈의 이익을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보 원내대표는 바이킹 크루즈와 헝가리관광공사가 다뉴브강의 유력한 선착장 관리 회사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리 C가 법원에 낸 보석금 1천500만 포린트(6천200만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30년 동안 의회에서 들은 가장 역겨운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29일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바이킹 시긴호에 들이받힌 뒤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는 관광객과 가이드 등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선장,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한국인 23명이 숨졌고, 3명은 실종 상태에 있다.
헝가리 당국과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이날도 실종자 수색활동을 이어갔다.
신속대응팀 소속 대원 6명은 보트 3척에 나눠타고 사고지점에서 하류 70∼90km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활동을 벌였다.
헝가리 당국도 다뉴브강 하류 남쪽 국경지역에서 헬기 공중수색과 수상수색을 실시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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