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베네치아 시장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려달라"

입력 2019-06-21 04:00  

伊베네치아 시장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려달라"
대형 크루즈선 우회 조처 취하지 않는 정부에 반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의 관광 도시 베네치아의 시장이 유네스코에 베네치아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려줄 것을 요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루이지 브루냐로 시장은 전날 이탈리아 '라디오 24'와의 회견에서 "유네스코에 우리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을 의미하는)'블랙리스트'에 올려달라고 청원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베네치아 석호를 오가는 크루즈 선박의 통행을 제한하기 위한 실용적인 해결책 마련을 주저하고 있는 중앙 정부, 특히 해상 교통의 주무부처 수장인 다닐로 토리넬리 건설교통 장관에 대한 반발에서 나온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베네치아 당국은 중도좌파 민주당(PD)이 이끌던 전 정부 집권 시기인 2017년에 대형 크루즈 선박을 산마르코 광장 주변의 정박지로부터 우회시키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환경을 중시하는 반체제 성향의 집권당 '오성운동' 소속의 토니넬리 장관은 크루즈 선박의 우회보다는 크루즈 선의 베네치아 석호 통행 자체를 완전히 금지하는 급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토니넬리 장관은 거대한 크루즈 선박이 베네치아의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환경을 위협하고 관광객의 지나친 유입에도 책임이 있다며 크루즈선의 통행을 막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는 쪽의 의견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브루냐로 시장을 비롯한 다른 쪽에서는 크루즈 산업이 베네치아에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에 크루즈선의 통행을 완전히 차단하는 대신에 바포레토(수상버스)를 비롯한 각종 선박이 북적이는 주데카 운하가 아닌 베네치아 외곽의 좀 더 덜 붐비는 운하로 크루즈를 우회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루냐로 시장은 이날 "베네치아는 위험에 처해 있고, 우리는 위험을 느끼고 있다"며 "(현실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는)이같은 상황이라면, 유네스코가 우리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감시목록에 올리는 게 낫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한편, 베네치아 심장부를 관통하는 주데카 운하에서는 이달 초 6만5천500t급의 대형 크루즈선인 'MSC 오페라'가 엔진 이상으로 중심을 잃은 뒤 부두로 돌진해 정박 중이던 소형 유람선과 선착장을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관광객 4명이 다치자 베네치아를 오가는 대형 크루즈선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을 베네치아 심장부를 관통하는 주데카 운하가 아닌, 베네치아 외곽의 덜 붐비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 운하로 우회하는 조치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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