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매력 가득 담은 해파랑길 45구간…'천상의 화원' 곰배령 생태 탐방로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여름의 한 가운데를 향해 달려가는 요즘. 더위에 쉬이 지치기 쉽다 핑계 대며 에어컨 바람만 쐬고 있기엔 계절이 너무 아깝다.
속초의 바다 내음과 인제 곰배령의 야생화 향기가 "이리 와 함께 걷자"며 우리에게 속삭인다.
화창하고 미세먼지 옅은 날씨가 예보된 이번 주말,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걸으며 여름이 찾아온 강원도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 영금정에 오르면 속초 해안 절경 한눈에…해파랑길 45구간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길이 770㎞ 초광역 걷기 길로 총 50개 구간으로 이어져 있다.
그중 설악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아바이마을과 속초등대를 지나 장사항에 이르는 45구간은 속초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아름다운 조망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다.
대포항의 붉은 등대를 배경으로 어촌 마을을 한눈에 담은 뒤 속초 해변을 거닐며 탁 트인 바다 내음을 맡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속초 바다의 매력에 잠시 잊었던 허기가 찾아올 때쯤 아바이마을과 마주하게 된다.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함경도에서 피난한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아바이순대를 빼놓을 수 없다.
각종 채소와 찹쌀 등을 넣어서 만든 아바이순대와 오징어를 통째로 다듬어 씻은 뒤 그 속에 찰밥, 무청, 당근, 양파, 깻잎을 넣어 쪄먹는 오징어순대로 배를 채우면 두 다리에 힘이 솟는다.
360도 모든 방향으로 탁 트여 육지와 바다, 금강산 자락까지 바라볼 수 있는 속초등대전망대도 꼭 찾아가야 할 곳이다.
또 해상정자인 영금정에 올라서면 속초 해안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해파랑길 45구간의 마침표를 찍어줄 영랑호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신라 화랑 영랑이 금강산 수련을 마친 뒤 돌아오다가 경치에 반해 눌러앉았다는 호반 산책로는 길이 8㎞의 무장애 산책길로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 등 보행 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머리 위로 시원하게 이어진 가로수가 그늘을 만들어 더위를 피하며 걷기 좋다.
◇ 소박함 속에 화려한 '비밀의 화원'…인제 곰배령 야생화 트레킹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누워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인제 점봉산 곰배령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생화 트레킹 구간이 있다.
점봉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사방에 각종 야생화가 만발해 '천상의 화원'으로 불린다.
생태관리센터부터 강선계곡∼곰배령으로 이어지는 생태탐방 구간 10.5㎞가 이어져 천연자연의 야생화를 만나려는 탐방객들이 몰리고 있다.
얼핏 보면 소박하다 느낄 수 있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화려함을 간직한 야생화는 탐방객들을 비밀의 화원으로 초대한다.
주요 야생화는 꽃개회나무와 구절초, 금강초롱, 바람꽃, 당양지꽃 등이 있으며 절기 별로 다양한 희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생태 보존을 위해 곰배령 트레킹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탐방 인원은 450명으로 제한된다.
예약 방문객은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기상특보 발령 시 곰배령 입산을 전면 통제하니 기상 상황을 우선 확인하는 것이 좋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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