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AP·AFP·dpa=연합뉴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설정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으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 국가의 반대로 무산됐다.
다수의 관리에 따르면 EU 지도부와 회원국 정상들은 2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정상회의에서 '2050년 탄소 중립'을 공식 목표로 채택하자는 제안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다.
28개 회원국 중 대다수인 24개국은 찬성했지만,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폴란드,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등 동유럽 4개국은 반대했다.
이로써 EU는 2050년까지 배출가스 총량을 제로(0)로 줄이는 것을 공식 목표로 채택하지 못하게 됐다.
탄소 중립이란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 탄소 감축 및 흡수 활동을 통해 상쇄, 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폴란드 등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거나 포기하는 '그린 경제'로 전환하는 데 대한 EU 차원의 보조금 예산 확보 문제를 거론하며 반기를 들었다.
폴란드 측 소식통은 "보상 메커니즘의 윤곽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측 소식통은 "비록 만장일치를 끌어내지 못했지만, 대다수인 24개국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약속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다수 회원국이 동의했다는 내용은 정상 회의록 각주에 기록됐다.
환경단체들은 EU 정상회의의 탄소 중립 합의 불발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유엔총회 전에 탄소 중립 문제를 논의할 긴급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스테판 크루그 그린피스 대변인은 "오늘은 유럽 기후 보호에 암흑의 날"이라며 "동유럽의 몇 나라가 유럽 기후 보호의 교착상태가 해소되는 걸 막았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학생 수만 명이 참여한 기후변화 관련 집회와 더 많은 기후 보전을 위한 수백만 유럽인의 선거 표심이 무시당했다"고 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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