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징용소송 원고측 '내달 15일까지 최종 교섭' 통보

입력 2019-06-21 13:42  

미쓰비시 징용소송 원고측 '내달 15일까지 최종 교섭' 통보
한국인 변호사 출입 불허로 일본인 지원단체 대표 통해 전달
원고 측, 계속 불응 시 압류 자산 현금화 절차 돌입 예고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제 강점기에 징용 피해를 본 양금덕(84) 할머니 등 원고 측이 한국대법원에서 작년 11월 받아낸 승소 판결과 관련해 피고인 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후속 조치를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는 내용의 최후 통첩장을 21일 전달했다.
원고 측은 내달 15일까지 미쓰비시가 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따라 압류 자산의 현금화 등 후속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
'나고야 미쓰비시·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高橋信)·데라오 데루미(寺尾光身)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마루노우치(丸ノ內)의 미쓰비시중공업 본사에서 재산관리 담당자를 만나 이즈미사와 세이지(泉澤淸次) 사장에게 보내는 최종 교섭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요청서는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대리인인 이상갑 변호사(법무법인 공감 대표) 등 변호인 5명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지원단체 3곳 명의로 작성됐다.
이 변호사는 직접 요청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미쓰비시 측이 한국인의 건물 내 출입을 불허해 다카하시, 데라오 공동대표를 통해 전달했다.



원고 측이 미쓰비시 측에 교섭을 요청한 것은 지난 1월 18일과 2월 15일(1차 요청 수용 촉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원고 측은 A4 용지 4장 분량의 요청서에서 미쓰비시에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판결 취지 등을 설명하고 오는 7월 15일 이전에 '해결의 장'에 참여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 기한이 지나면 피해자들로서는 부득이하게 추가적인 법적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피해자들과의 문제 해결, 나아가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이 변호사는 "미쓰비시 측은 대법원판결이 나온 뒤 후속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자산이 압류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조치가 한국 내 압류 자산에 대한 현금화 절차를 밟겠다는 뜻임을 분명히 밝혔다.
원고 측이 압류한 미쓰비시 측의 한국 내 자산은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이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미쓰비시 담당자에게 요청서를 전달하고 약 20분간 면담한 다카하시, 데라오 두 공동대표는 "원고 측 입장을 설명하고 논의에 응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미쓰비시 측이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거듭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쓰비시 담당자는 "우리는 당신들의 요청서를 접수할 뿐이다. 논의에 응할지에 대해선 답변할 처지가 아니다"라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고야 미쓰비시·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일본 외무성 청사 앞에서 이 변호사와 이국언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강제노역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촉구하는 제475차 금요집회를 열었다.
이어 외무성 청사 인근의 미쓰비시중공업 본사로 이동해 오전 10시 40분부터 약 50분 동안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 등 일제 강점기 징용 연관 기업들의 역사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행인들에게 나눠주며 집회를 계속했다.
이들은 "미쓰비시중공업이 강제동원의 본질이 인권침해에 있다고 지적한 한국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것은 공서양속(公序良俗)에 대한 폭력행위"라며 "전쟁으로 이익을 얻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전쟁으로 인생을 망친 피해자들이 대화를 통해 화해하는 것이야말로 전쟁의 참화가 재발하는 것을 막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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