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전 총리 개인계좌서 나온 돈, 기업·정당 등으로 흘러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가 나집 전 총리가 연루된 '1MDB 스캔들'과 관련, 2억7천만 링깃(756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41개 기업·단체·정당·개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라테파 코야 반부패위원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에게 흘러간 돈은 모두 나집 전 총리의 개인 계좌에서 나왔다"며 "이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을 지난 19일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소송은 형사 재판과 달라서 돈을 돌려주면 모든 게 잘 해결된다"며 "형사 재판은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우리는 회수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11개 국내외 기업에서 1MDB 관련 자산과 펀드 9억1천900만 링깃(2천574억원)을 회수했다"고 덧붙였다고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는 이번에 몰수소송을 제기한 ▲ 개인 7명 ▲ 4개 NGO(비영리단체) ▲ 5개 재단 ▲ 12개 기업 ▲ 13개 정당과 연정의 명단도 공개했다.
나집 전 총리는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국영투자기업 1MDB를 설립했으나 1MDB의 부채가 13조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2015년 말 알려지면서 비리 스캔들에 휘말렸다.
그는 작년 5월 총선 참패로 권좌에서 밀려났으며 1MDB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반(反)부패법 위반 혐의 등 수 십여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미국의 수사관들은 나집 측근들이 1MDB에서 최소 45억 달러(5조2천억원)를 유용했다고 본다.
또, 이들이 빼돌린 돈으로 여러 나라에서 사들인 자산의 가치가 상승해 총 50억 달러(5조8천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코야 반부패위원장은 "나집 전 총리가 자신의 계좌에 있는 돈의 출처를 모른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계좌 소유자는 돈의 출처를 파악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를 보고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싱가포르와 스위스를 포함해 최소 6개국이 1MDB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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