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가 들여다본 中신장자치구 '극단주의자 교화시설'

입력 2019-06-21 17:58  

英 BBC가 들여다본 中신장자치구 '극단주의자 교화시설'
외양은 말끔한 교육시설…수용자들 불안한 모습으로 中주장 반복
中관리, 수용자 준범죄자 취급…'수료한 사람 있나' 질문엔 "모른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중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2017년부터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 이른바 재교육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나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중국은 이 시설이 테러리즘 대응에 필요한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인권단체들은 위구르족을 상대로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하는 '강제수용소'라고 비난한다.
위구르족 탄압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시설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영국 BBC 방송은 신장 지역의 한 재교육 시설을 둘러보고 시설 수용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쓴 취재기를 21일(현지시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했다.
BBC 기자의 시설 방문은 중국 정부의 정식 허가로 이뤄졌다. 기자가 찾은 곳은 감시 시설이 상당 부분 제거되고 새롭게 단장된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전에 목격한 가시철사와 감시탑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밝게 불이 켜진 교실에는 위구르족 성인들이 일반 학교에서 쓰는 책상에 열을 지어 앉아 중국어를 소리 내 배우고 있었다. 일부는 위구르 전통 복장을 한 채 기자를 위해 연주와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동 숙소는 한 방에 10명까지 들어가는 구조였다. 벽면에는 2단 침대가 일렬로 놓여있고 방 한쪽 끝에는 화장실이 있었다. 특히 화장실엔 특이하게 문대신 얇은 커튼만 처져있었다.
BBC 방송은 중국 당국이 시설 상태가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외부의 의심처럼 교도소가 아니라는 점을 홍보하고자 내부 취재를 허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인터뷰를 주선한 수용자들은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듯 보였고 마치 사전 교육이라도 받은 것처럼 하나 같이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자신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며 교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시설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당국이 되풀이해온 주장과 일치한다.
일부 중국 관리는 수용자들을 지칭해 "거의 범죄자들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도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일종의 사회적 위협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강조하는 재교육 시스템의 본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발언이라고 방송은 진단했다.
한 관리는 재교육 정책이 도입된 이후 32개월간 단 한 건의 테러 공격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위구르족의 일원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극단주의 경향이 있는 것으로 일단 낙인찍히면 사법적 절차를 밟거나 이런 시설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재교육을 선택한다고 한다.
중국 사법제도의 공정성 측면을 고려하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방송은 전했다.
최근에는 중국 당국이 극단주의자의 범위를 확대해 긴 수염을 기르거나 단순히 해외 친척과 접촉하는 행위까지 문제 삼는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재교육이 언제 종료되는지, 교육을 마치면 시설 밖으로 나갈 수는 있는지 현재까지 알려진 바는 없다.
시설에서 8개월간 생활했다는 한 남성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교육을 수료했는지를 질문받자 잠깐 생각하더니 "그것에 관해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현재 신장 자치구의 이러한 재교육 시설에 수용된 인원은 대략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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