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주 G20 계기 미중러와 연쇄회담…비핵화 물길 여나

입력 2019-06-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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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내주 G20 계기 미중러와 연쇄회담…비핵화 물길 여나
김정은 만난 푸틴·시진핑과 회담서 '北 비핵화 의중' 확인할 듯
文대통령, 김정은 '대화 기조' 천명 속 한미회담서 북미대화 촉진 주력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에 미국·중국·러시아 정상과 잇따라 회담한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노딜' 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와의 연쇄 정상회담이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 기간) 중국·러시아·캐나다·인도네시아 등 4개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현재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확정된 국가 중 단연 눈여겨봐야 할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다.
중국과 러시아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소득 없이 끝난 후 잇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며 비핵화 정세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20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평양으로 초청해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하노이 노딜'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지원세력으로 끌어안으려는 김 위원장의 행보로 풀이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자신감 있게 나서기 위해 '든든한 후원자'라 할 수 있는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밀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무산되고 남북 정상 간 공식적인 소통이 한동안 없었던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푸틴 대통령,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중을 더욱 정교하게 확인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남북미 중심으로 유지돼 온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플레이어'가 늘어나면 전체 '판'이 복잡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당부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를 돕고 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해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벤트는 G20 정상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다.
청와대는 앞서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아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정밀한 북한의 의중을 바탕으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에 필요한 사전작업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웨덴 국빈방문 중 개최된 한·스웨덴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구체적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대목은 김 위원장 역시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는 와중에도 '대화 신호'를 발신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미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에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김 위원장이 여전히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문 대통령은 조속한 비핵화 대화 재개의 당위성을 내세워 실무협상 등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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