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애국당 천막 민원 200건 넘어…'통행 방해' 최다(종합)

입력 2019-06-21 21:47  

광화문 애국당 천막 민원 200건 넘어…'통행 방해' 최다(종합)
서울시 "폭력 양상 심해져…엄정 대처", 애국당 "사실 왜곡" 반발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대한애국당의 광화문광장 농성 천막으로 인한 민원이 200건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연합뉴스가 서울시에 확인한 결과 천막이 설치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시에 접수된 시민 민원은 205건에 달했다. 통행 방해가 140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20건)과 욕설(14건)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인을 향해 욕설하거나 위협을 하는 등 폭력적 양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사례로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욕설하고 소리를 질러 지나가지 못하고 있다", "버스를 타려니까 무섭게 가로막고 있어서 지나갈 수가 없다", "천막에서 저녁에 술을 먹고 화단 옆에 담배꽁초를 버리며 욕설을 해서 피해 다녀야 한다"는 등이 있었다.
"애국당 측 사람에게 폭력을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다"거나 "애국당 천막에 설치된 성조기를 치워달라는 미국인 관광객에게 애국당 측이 큰 소리를 내고 소란을 피웠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대한애국당은 "악의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애국당은 "실상은 많은 시민이 천막을 통행하며 당 지도부를 향해 환호하고, 격려를 하며 '5인 애국열사'의 분향소에 참배한다"며 "폭행과 욕설 민원은 일부 좌파 집단에 의한, 조직적 민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녁에 술을 먹는 일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간 천막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31일에는 천막 앞을 촬영하려던 유튜브 방송 진행자와 이를 저지하는 애국당 당원들이 몸싸움을 벌여 경찰에 입건됐다.
이달 13일에는 40대 중국인 관광객이 이순신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농성장을 몰래 찍는다'고 오해한 당원들과 시비가 붙어 경찰이 말려야 했다.
서울시는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 즉 강제철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지금까지 세 차례 보냈지만 애국당 측은 무기한 농성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22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안 되면 강제철거라는 최후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한애국당 측의 위협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광화문광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광장 무단 사용 및 점유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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