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밴드 출연 무산 이어 대중가수 출연에 정체성 논란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 국제록페스티벌이 올해 유료화 첫해부터 운영 미숙과 여러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록페스티벌은 개최 20년을 맞은 올해부터 유료화로 전환했다.
중량감 있는 뮤지션을 초청, 축제의 격을 높이고 관람객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게 유료화 전환에 대한 주최 측 설명이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지난달 15일부터 티켓발매에 들어갔다. 2일권 관람에 가격은 8만8천원이다.
그러나 1차 라인업 발표 때 있었던 미국 유명 록밴드 SOAD(System of A Down) 출연이 무산되면서 이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한 팬들로부터 거센 불만을 샀다.
SOAD는 첫 무대를 장식할 헤드라이너(메인 출연자)였다.
헤드라이너 출연 무산은 공연계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는 가짜 매니지먼트사에 속아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 부산축제조직위 운영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출연진 섭외와 운영시스템을 전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헤드라이너 출연 무산에 이어 18일 공개한 3차 라인업에 메인무대 가수로 록 가수가 아닌 원조 아이돌 그룹 지오디(god)가 포함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god는 록 음악과는 거리가 있는 힙합과 댄스, 발라드 등을 기반으로 하는 대중음악을 해왔다.
3차 라인업에는 god와 함께 악동뮤지션, 김필 등 대중가수들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지난 수년간 부산 록 페스티벌을 지켜온 팬들은 대회 취지가 훼손됐다며 인터넷 공간 등에서 반발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차 라인업 관련 기사 댓글에는 '대회 정체성이 뭐냐', '록 없는 록페다', '표는 잘 팔리겠다' 등의 글이 올랐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록 페스티벌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많은 시민이 즐기는 축제를 위해 불가피하게 섭외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유료화로 전환하면서 티켓파워가 있는 가수를 섭외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부산 록 페스티벌은 다음 달 27일, 28일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다.
ljm70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