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독일이 이탈리아에 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약탈 문화재를 자발적으로 반환했다.
ANS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20일 로마에 있는 독일 대사관저에서 반환식을 열고 2차대전 후반에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리석 흉상을 이탈리아 문화부에 돌려줬다.
청년을 묘사한 이 흉상은 1937년에 로마와 나폴리 사이에 있는 도시 폰디에서 발굴된 것으로 약 2천년 전인 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문화재는 55년 전 독일 뮌스터대학의 고고학박물관의 관장이 개인 소장가로부터 구입해 그동안 뮌스터대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이번 반환이 이탈리아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독일 측의 자발적인 의지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베르토 보니솔리 이탈리아 문화장관은 "이번 일은 양국이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탈리아는 도난당한 문화재의 반환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을 반환하는 데에도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문화 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그동안 수 세기에 걸쳐 도굴꾼과 문화재 밀매업자,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상당수의 문화재가 소실되는 운명에 처해 왔다.
이탈리아는 도난당한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문화재 회수 전담 경찰을 조직해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약탈 문화재를 추적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