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벙커샷, 2라운드 워터 해저드 위기를 버디-파로 넘겨
(채스카[미국 미네소타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라운드 중반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는 해나 그린(호주)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22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6천760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라운드까지 그린은 7언더파 137타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2라운드 오후 조 선수들의 경기가 남아 있지만 최소한 선두권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3라운드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린은 지난해 신인으로 아직 우승 경력이 없다.
우승 경력은 고사하고 미국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는 10위 안에 든 적도 없다.
자국에서 열린 호주오픈에서 2017년 7위, 지난해 3위가 투어 최고 성적이다.
이 대회에서 그린을 우승 후보로 꼽은 이는 거의 없었지만 일단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무명 반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1, 2라운드에 '운이냐, 실력이냐'를 따져봐야 할 상황이 워낙 자주 나오면서 그린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1라운드에서 그린은 그린 적중률이 50%에 그쳤다. 18개 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9개 홀에서 그린을 놓쳤지만 모두 파 이상의 성적을 내며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해냈다.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7번 홀(파5) 벙커샷이었다. 그린 주위 벙커에서 시도한 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의 버디'로 1라운드를 1타 차 선두로 마쳤다.
그린은 1라운드 기자회견에서 "오늘 그린을 많이 놓쳤는데 그때마다 최소한 2m 이상의 퍼트로 홀아웃했던 것 같다"며 "그 정도의 중거리 퍼트가 다 들어가 오늘 매우 행복한 결과가 됐다"고 활짝 웃었다.
그린의 운은 첫날로 끝나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 그는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고도 파를 지켰다.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져 벌타를 받았고, 약 50m를 남기고 친 아이언 샷이 그린 위에 떨어져 구르더니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언 샷이 홀에 가까이 붙어야 보기, 그렇지 않으면 더블보기가 될 판이었으나 극적인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날 그린은 그린 적중률 72.2%(13/18)로 전날보다 조금 좋아졌지만 여전히 수차례의 위기를 보기 1개로 막고 선두를 지켰다.
그린은 "핀 위치가 왼쪽 뒤편이었는데 칩샷을 할 정도의 거리를 남겨두지는 않으려고 했다"며 "공이 어느 정도 가까이 갔을 것이라고 짐작만 했는데 갤러리들의 함성에 들어간 줄 알았다"고 기뻐했다.
1, 2라운드에 연달아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낸 그린의 행운이 3, 4라운드에도 계속된다면 '우승자는 하늘이 정한다'는 스포츠계의 격언이 딱 들어맞는 사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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