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낮고, 영양 상태 부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한 마을 사람 15명이 6주 동안 연쇄 사망한 사건의 주된 원인은 '홍역'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다.
22일 일간 더 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원주민인 오랑 아슬리(orang asli)들이 모여 사는 켈라탄주 쿠알라 코 지역에서 5월 초부터 15명이 잇따라 숨졌다.
사망자 중 일부는 열과 기침이 나자 무속인에게 도움을 구하러 가는 길에 숨졌다.
원주민들은 벌목과 광산 활동으로 물이 오염된 것 같다고 의심했으나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홍역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보건부는 "같은 마을 주민 37명이 홍역 양성반응을 보였다"며 "이 부족에 홍역이 퍼진 것은 MMR(홍역 등 3종 혼합백신) 예방 접종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마을 주민들의 MMR 1차 접종률은 61.5%, 2차 접종률은 30%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부실한 영양 상태도 연쇄 사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됐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오랑 아슬리 가운데 5세 이하 어린이의 영양실조가 우려된다"며 교육부와 함께 예방 접종률을 높이는 한편 적절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랑 아슬리는 본래 정글 속에서 유목 생활을 했으나, 벌목으로 숲이 점점 줄고 식수난을 겪으면서 전통 생활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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