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의사단체 "로마 '쓰레기 대란', 폭염과 결합해 건강 위협"(종합)

입력 2019-06-23 01:35  

伊 의사단체 "로마 '쓰레기 대란', 폭염과 결합해 건강 위협"(종합)
"전염병 확산 위험"…로마 최초 여성 시장 상대 반발 여론 증폭
로마 시민 70% 이상 "라지 시장 잘못하고 있어…사퇴해야" 혹평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가 거리 곳곳에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폭염과 결합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의사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로마시 의사조합은 21일(현지시간)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고 거리에 방치된 로마에서 최근 폭염이 계속되면서 시민 건강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로마시 당국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루이지 바르톨레티 의사조합 부위원장은 "거리에 비치된 쓰레기통 주변에서 풍기는 악취는 세균 오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쓰레기가 즉각 수거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전염병 확산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마시는 쓰레기 매립지와 소각장 부족, 파산 위기에 몰린 쓰레기 수거 공기업 AMA 등의 비효율적인 업무 등이 겹쳐 도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2016년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염증에 편승해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당선된 비르지니아 라지(40)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소속의 라지 시장은 쓰레기 수거 문제, 열악한 대중교통 등 로마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로마 시장으로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으나, 그의 취임 이후 로마의 주거 환경은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당수 로마 시민들은 사고를 유발하는 움푹 팬 도로, 기다려도 오지 않거나 달리다가 불이 나는 버스, 에스컬레이터 고장을 이유로 수개월째 폐쇄된 시내 중심가 지하철역 등 각종 불편 요인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라지 시장의 무능력을 질타하며,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22일 일간 일메사제로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에우로메디아의 조사 결과 로마 시민 72.6%가 라지 시장이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70.7%는 그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조사에 응한 시민의 68%는 시장이 무능력하다고 응답했다. 다시 시장 선거를 한다면 라지 시장을 뽑을 거라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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